나의 이야기

방 한 칸에서 방 네 칸으로.

휴경 2025. 2. 2. 20:30

29살에 결혼하여 울산에서 첫 살림방을 방 한칸으로 시작 했다. 남목의 어느 모퉁이 골방에 차린 신혼방은 꿀방이었지만 연탄가스가 새어 나오는 줄을 모르고 살았다. 그 아픈 추억이 섬뜩 하기도 했지만 삶에 대한 강한 채찍이 된 경험이기도 하다.

알게 모르게 옮기고 싶은 욕망과 앞날에 대한 걱정에 올바른 도전인가?

밤새도록 이삿짐을 손수 꾸리고 동여 매여 조그마한 화물차 타이탄  한대를 불러 경주 동천동의 또한  단 칸방으로 이사를 했다. 어린 녀석을 업고 달래며, 좀 더 나은 생활을 해 보고자 조그만 직장 따라 옮겨 갔다.

안쪽 마당에 있는 큰 개 한마리는 왜 그렇게 짖어 대는지 우리 식구 조그마한 움직임 소리, 냄새만 나도 집이 흔들거리도록 짖어댔다. 도무지 정이 안 가는 개새끼 였다.

하지만 여기도 정 붙이기 힘든 곳인 것 같아 싶어 여기 저기 알아보고 밤새도록 이삿짐을 포장해서 포항 해도동 방 일점오칸방으로 이사를 했다. 방 일점오칸 이란 방 두칸인데 한 칸은 거실 겸 방으로 같이 사용하는 구조이며 역시 연탄 부엌이다.

여긴 뒷방에서 부엌으로 연결된 문을 장석으로 걸고 좌물쇠로 잠구는 타입 이었는데 외출하고 돌아와 보니 장석 자체를 큰 연장으로 사정없이 뽑아 버리고 방문이 열려 있었다.

방에 들어서니 장롱문이 열려 있고 서랍장의 서랍들이 이리저리 내 팽개쳐져 있었다.  도둑이 들어 방안을 온통 헤집어 놓은 것이었다. 순간 머리 끝이 쭈삣 쭈삣 서며 어디선가 갑자기 칼날이 날아 올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우선 고개를 빨리 들고 주위를 살피며 자신을 방어하거나 놈을 공격해야 된다며 정신을 가다듬었지만 이미 모두가 허사였다.  나중에 아내가 삼십만원 자기앞 수표 한장이 없어졌다고 하고 전기 면도기도 없어졌단다.

그러면서 사람 다치지 않았으니 참 다행이라고 하며 큰 액땜 했다고 하며 아내가 나를 위로 한다. 지금 생각하니 참 고맙게 여겨진다.

80년대 중반 30대 젊은 가장은 현재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찾아 하던 일을 바꾸어 보려고 자주 시도를 했었다.

좀 더 넓은 사회에서 직장을 구하려고 또 밤새 이삿짐을 꾸렸다. 정해진 일자리도 없으면서 열심히 찾아서 내 것으로 만들어 보자는 각오로 부산 남산동으로 떠났다.

여긴 방 두칸이다. 부엌겸 거실이 조그맣게 붙어 있다. 남향이라 햇볕도 제법 잘 들어 왔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안방 바닥에서 물이 솟구쳐 올라 왔다. 보일러의 안방으로 가는 밸브를 찾아 잠그고 장판을 걷어 보니 방바닥은 크게 금이 쫘악 가 있었고 바닥 엑셀 호스에 파공이 생겨 물줄기가 분수처럼 품고 있었다.

건재상으로 한 달음에 달려 가서 호스 신주 니플을 사서 보수를 했고 시멘트와 모래를 비며 틈을 메워 미장을 해서 건조를 기다렸었다.

그 때만 해도 잘 몰랐지만 그 해 그나마도 내가 적을 두고 삶을 살아 갈 만한 직장에 응시하고 입사하여 즐겁게 일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집은 업자가 지은 집이라서 그런지 갑자기 작은 거실 바닥에 블랙홀이 발생하여  푹 꺼져 버려 주변 언덕배기에 가서 흙을 네 바케스나 퍼 와서 메우고 다지고 시멘트 미장을 했다.

집 주인은 신경도 안 쓰고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그런데 주인 할매는 해마다 연말 되면 전세를 올려 달라고 한다. 내가 힘들다고 해도 자기 아들이 서울에 집 산다고 해서 전세를 올려 달라고 한다.

그 때가 노태우 대통령 전국 200만호 건설 하던 시절이라 많은 젊은이들이 내집 마련의 꿈을 가지고 있었던 때 인데

아파트 일반 분양에 수십 번 신청해도 한번도 당첨이 되지 않고 전세는 해마다 올리고 애들은 커 가고 집은 가져야 하니 산모퉁이 높은 곳은 북구 구포 쪽은 그 때 새로 짓는 분양 신청 없이 선착순 신청으로도 계약을 할 수 있었었다.

그 집은 방 두칸 거실 그리고 작으나마 부억이 있는 26평의 집주인이 되었다. 비록 20년의 은행 융자를 안고 있더라도 지금 까지 내집이 없다가 내집으로 입주를 하니 집 주인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부자가 된 기분이다.

허나 거실 베란다 바로 앞에 산이 가로 막혀 햇빛이 잘 안 들어오고 네 식구가 화장실 한개로 해결 해야 하니 급할때 너무 힘들게 하였다. 신경성대장증후군이 있는 나에겐 정말 힘들게 했다. 어느 날 갑자기  부엌 천정이 내려 앉았고 작은 방 내부 벽지 속은 곰팡이가 시커멓게 피어 올라 부실 공사 투성이 였고 내 차 본네트에 옥상 단지가 떨어지는 불안한 삶 이었던 것이다.

자녀들이 학교에 들어 가기 시작 했고 열심히 가정과 직장을 돌보며 살아 가다 보니 몸을 돌 볼 새가 없었던지 나에겐 결핵성 늑막염이 오고 아내는 망막염증이 생기고 아들은 어금니 뿌리가 녹고  거기에 살땐 힘 많이 들었었던 것 같다.

아내가 금정산 동쪽으로 이사 가자고 했다.  밝은 곳으로 그 쪽으로 가면 아픈 몸이라도 좀 나아지려나 하는 막연한 바람으로 이사라도 해 보면 좋아 지려나 하는 마음 이었으리라.

이 집 융자도 있고 월급은 정해져 있고 돈이 있어야 이사를 갈 텐데....

살아 가면서 갚아 가면 되겠지 기대 하며 집을 보러 다녔다. 

그 전에 업무로 이사 가고자 하는 아파트 공사 현장과 모델 하우스에 가 본 적이 있었는데 언감생심 이런 집은 그림의 떡이다라고 했었다.

아이엠에프시절이라 연산동에 분양가 마이너스600에 나온 32평 짜리가 타겟이 되었다. 전용면적 25.7평 국민 기본 평수의 방 세칸의 집을 부동산에서 계약을 하고 그 이듬해 4월에  드디어 그 집 주인이 될 수 있었다.

아마도 아들 딸이 이러한 환경에서 학교에 잘 다닐 수 있으리라 내심 생각이 되었었다.

초,중,고를 졸업하고 대학도 무사히 마쳐 주었고 모두 자기 일자리를 잘 찾아 주었으니 자녀들에게도 고마울 바 그지 없었다. 방세칸의 시작이 어언 간에 16년의 빠른 세월이 흘러 갔었다. 집 수리도 해야 하는데 수리비가 많이 들 것 같고 나는 잊고 살았던 단어 같은데 나에게도 은퇴라는 얘기가 흘러 나오기 시작 했었다.

이집은 너무 오래 살아서 새집으로 평지로 남향으로 환경을 바꾸고 싶어서 찾고 있던 차 온천천 옆 새로 짓고 있는 아파트를 중개소를 통해서 피 천오백에 엉겁결에 계약을 하게 되었었다. 사실은 이 집도 분양신청을 했지만 역시나 당첨이 되지 않았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방 세칸 새 집이고 남향에 평지에 커뮤니티가 잘 되어 있었다고나 할까. 생활의 편의가 업그레이드 되고 자산의 가치 상승이 조금 올라 있었고 재 취업을 위한 공부도 틈틈이 하였지만 노후 준비에는 무언가 불안하고 부족한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노후를 위해 조용하고 공기 좋고 걷기 좋은 곳의 인프라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며 미리 준비를 하자고 했으며 좋은 위치를 찾아 준비를 했었었다. 

삶의 활력을 찾고 내가 나의 일을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하는데...

나는 은퇴 후 나의 전문 분야였던 산업기계 분야에 국내 동종업계 중소기업에 재 취업을 하게 되었었다.

인생 2막 재취업 해서도 나의 경험과 기량을 잘 활용 할 수 있었고 보다 활기찬 생활이 되었었고 노후 준비에도 보탬이 되었었다.

세월은 참 빠른 것 같다.

어언 세월이 약 10년이 흘러 살던 집을 내 놓았으나 팔리지  않아 전세를 놓고 아내가 10년 전 준비한 온천동 대단지에 2025년 1월에 방 네칸 집에 입주를 하게 되었다.

이렇게 같이 살면서 준비 해 준 아내에게 참 감사한 마음이 든다.

넓은 거실 창을 통해 금정산 소나무 푸른 숲을 바라보며 금강공원 숲길의 걷는 사람들의 생각을 훔쳐 본다.

그러고 보니 결혼 40년째 방 한칸에서 방 네칸으로 옮겨온 결과로 귀결 되며 노후의 연착륙을 기다려 본다.

그래, 매일 아침 서로가 마주 보며 감사 합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요. 사는 그 날 까지!

 

 

온천천 옆 평지 남향에 햇볕 잘 들고 마당에 푸울장이 있고 지하에 사우나 있어 좋다. 안방에 붙박이장도 만들어 넣었다.

국민 평수 이면서 방세칸 거실과 주방이 독립적이다. 다른데로 이사 가고 빈집을 깨끗이 청소 해 두었다.

 

 

 

 

 

 

 

 

방세칸

 

방네칸

 

 

 

 

 

 

 

 

 

방네칸으로 이사 왔다. 온천장 뒷산 푸른 숲이 보인다. 조용하고 공기도 좋다. 도시와 숲의 경계에 와 있다. 낮엔 숲에 있고 밤엔 도시에 있다. 언제나 숲속 리조트에 와 있는 것 같다. 아파트의 자연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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